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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오븐 대표 하용호 인터뷰

데이터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오븐 대표 하용호 인터뷰

by 그로스쿨 | 모비커리어에듀

최기영 그로스쿨 대표, 이하 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하용호 데이터오븐 대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계의 시조새. 오래되고 고이다 못해 이제 석유가 된 사람이죠.

SKT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했고 데이터와 머신러닝 기반의 넘버웍스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열심히 운영하다 카카오에 매각한 뒤 카카오에서 비즈니스 부문의 데이터 팀을 이끌면서 회사의 온갖 문제들을 풀고, 최적화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카카오 나와서는 XYZ벤처파트너스라는 회사를 만들어 스타트업에 투자도 해왔고요.  감독보다 선수로 스타트업의 일을 더 프로페셔널하게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데이터 오븐이라는 법인을 만들고, 여러 회사의 C레벨과 데이터 자문을 겸직하고 있어요. 

 

그리고 데이터와 기술에 대해서 쉽게 설명해 주시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 어찌 보면 프로 N잡러?

하용호 대표 : 그렇죠. 하루 평균 3개 정도 각기 다른 회사의 일을 보고 있지요. 

 

 

최 : 여러 회사들의 문제를 같이 풀어 주시는 건가요? 그러면 굉장히 복잡할 것 같은데

하용호 대표 : 맞습니다. 그런데 복잡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러 회사 일을 보다 보니 깨닫게 되는 공통 부분도 있어요

 

 

최 : 어떤?

하용호 대표 : A회사에서 발견한 방식이, 전혀 다른 업을 하는 B회사에서 잘 동작하는 경우를 자주 만나요. 다른 분야의 문제라 할지라도,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사고 과정은 상당히 닮아있어요. 접근하는 방식도 비슷합니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는 거죠. 

  • 우리가 지금 문제라고 느끼는 것이 단순한 현상인가 아니면 진짜 문제인가.
  • 문제라면 그 원인은 어떤 것들이 있나. 
  • 그 원인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가? 
  • 통제할 수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 그 방법은 몇 가지 일까?
  • 각각을 테스트했을 때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는 어떤 숫자로 확인할 것인가.

다른 문제라도 비슷하게 해결이 가능합니다.

 

 

최 : 일종의 문제 해결 프레임워크인가요?

하용호 대표 :  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업무를 통해 자연스럽게 트레이닝하게 되는 프레임워크예요. 진짜 훌륭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단순히 데이터를 보는 직군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Problem-Solver입니다. 

그래서 회사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늘 어려운 문제를 던지죠.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회사의 고민 같은 것들이죠. 눈에 보이는 것 뒤에 숨은 진짜 문제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탐정이 된 것처럼, 계속 파고 들어가야 합니다. 

잘 안 풀리고 있는 문제를 만나고 거기에서 숨어 있는 진짜 문제와 원인을 찾고 데이터 기반으로 검증하고, 해결책에 대한 가설 세우고. 테스트해 보고. 전체 적용하죠. 이것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업무예요. 이걸 끊임없이 반복하다 보면 문제 해결(Problem-solving) 능력에 대한 트레이닝이 되죠. 

 

 

최 : 문제를 푸는 일 자체는 다양한 회사에 적용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데이터의 변화를 보고 해결책을 찾는 건 굉장히 직관적인 영역인 것 같은데

하용호 대표 : 네 맞습니다. 그렇지만 직관을 넘어 방법론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좋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는 길이자 좋은 의사결정권자가 되는 방법일 거라 생각해요. 

 

문제 해결이 직관이 아니라
기법이 되게 만드는 것.

거기에 데이터 사이언스 업의
본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 : 하지만  그 기법을 다들 어려워하죠. 개념이나마 조금 더 쉽게 알 수 있을까요? 

하용호 대표 : 예를 들어보면 소비자의 컴플레인, 내부 직원의 불만 등을 문제라고 볼 수 있겠죠? 이런 문제들이 주어지면, 담당자는 어떻게 서든 이걸 해결하려고 하고, 눈에 보이는 것부터 처리하고 싶어 집니다. 

 

 

최 : 보통 그렇지 않나요?

하용호 대표 : 그래서 이런 것들을 개선하기 위해서, 주당 컴플레인수 같은 것을 측정하고, 줄이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일단 고민을 시작합니다. 지금 우리가 개선하려고 하는 숫자가 허상 지표인지 실질 지표인지에 대해서요. 

근원을 고치지 않고 허상 지표에 집착하면, 현상이 개선되지 않을뿐더러, 개선하더라도 문제는 반복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문제에 직면하면, 이 허상 지표를 결정하게 되는 근본 원인이 되는 실질 지표가 무엇인지를 추적하고 그것을 판명하려고 힘을 씁니다. 

또 어떤 것을 개선해야 할 때, ICE척도를 통해서 어떤 작업을 먼저 할지를 정하기도 합니다. Impact(얼마나 많은 유저들에게 영향이 가는가), Confidence(성공 가능성), Ease(도입 난이도)등으로 점수를 측정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죠. 

 

 

 

굳이 점수를 통해 우선순위를 잡는 이유는 인간의 감각이 주는 착각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인데요. 예를 들어 Impact를 기준으로 보자면, 우리는 기본적으로  얼마나 치명적인가에 더 집중을 하는 경향이 있어요. 

우리 앱 서비스가 업데이트 설치가 안된다 는 글을 10명 정도 앱스토어에 올린다고 했을 때, 앱 설치가 안된다는 건 굉장히 치명적인 일이잖아요? 근데, 우리 고객이 10만 명이라면, 그 10명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공수를 쓰기보다 나머지 10만 명에게 집중하자. 이렇게 접근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는 거죠. 

풀 만한 문제인가를 선별하는 것 역시 사고 프레임 중에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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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 문제가 나타나면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 현상이라고 판단하고 그 현상의 원인을 추정해 보며 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많은 현상들에 대한 문제의 임팩트를 재는 거. 그래서 이제 정말 이게 풀 만한 문제인가라고 확인이 되면 그제야. 이제 풀자.라고 하는 거군요

하용호 대표 : 그런 식으로 일하다 보면 여러 가지 프레임을 가지게 되는데요. 투자를 할까 말까, 신사업을 할까 말까, 이런 의사결정에도 프레임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자주 쓰는 프레임워크 중에 PSW가 있는데요

 

 

최 : P는  Problem? 

하용호 대표 : Problem 또는 Pain 이렇게 표현을 할 수 있고요. 이것이 어떤 고통 인가로 정리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최 : 고통이요?

하용호 대표 : 사실문제라고 하면, 굉장히 포괄적이고 불명확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고통이다라는 표현을 쓰게 되면 상대적 이게 누구의 고통인지, 얼마나 심한 고통인지  이런 것들이 명확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어요. 다음에 S, 그에 대한 우리의 솔루션은 뭐가 있는가.

카카오톡을 예를 들자면 사람들이 메시지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은데 문자비가 많이 나온다. 이게 고통인 거고요. 그러면 솔루션은 문자 비용을 0원으로 없애주자가 되는 거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와야 할 것이 W, Why, 왜 우리가 해야 하는가, 왜 우리가 다른 이들보다 이걸 잘할 수 있는가, 이런 설명이 되어야  그 비즈니스가 할 만한 비즈니스다 라는 것을 어필할 수 있습니다. 많이 엮여서 쓰는 표현이 이제 Unfair advantage라는 얘기도 많이 하죠. 

우리가 했었을 때 남들이 보기에 저건 반칙인데?라고 생각될 정도의 이점, 그런 것들이 있을 때 사실은 우리가 그 비즈니스를 할 만한 거거든요. 카톡이 막 나올 때 통신사는 문자가 무료로 대체되면 자기들 매출이 줄어드니, 쉽사리 할 수 없었죠. 하지만 스타트업은 그런 게 없잖아요? 우리는 잃을 게 없어. 저쪽은 마이너스로 시작하지만 우리는 0에서 시작하니까 상대적 강점이 되기도 하죠. 

 

 

최 : 그런 건 어디서 배우셨나요?

하용호 대표 : 기본적으로 제가 굉장히 지식에 목말라하는 편이긴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최대한 기억하려고 노력하기도 하고요. 이제는 다 찾아볼 수 있으니 노하우(Knowhow) 보다 노웨어(Know-where)가 중요하다.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지 않아도 어디 있는지만 알아도 되게 괜찮다고는 하지만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면 미리 머릿속에 담고 있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긴 하거든요. 왜냐면

 

창의성이라는 건
 완전히 새로운 일이라기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가지를
조립해 내는 일에
가깝기 때문이죠. 

 

조립할 재료들이 멀리 책장이나 저 멀리 인터넷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접근할 수 있는 내 머릿속에 있을 때, 더 빠르게 조합과 조립이 가능해집니다. 그것이 문제를 풀기 위한 새 방법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기반이라 생각을 합니다. 

 

 

최 :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그런 지식들을 모으나요?

하용호 대표 : 뉴스레터를 많이 봐요. 또 거기서 소개된 다양한 비즈니스 케이스들을 간접체험하고 있습니다. ‘어떤 회사가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 아티클을 읽으며 내 경험과 매칭 되는 게 있는지 없는지를 생각을 해봐요. 

 

 

최 : 뉴스레터 중에서 혹시 추천해 주실 만한 혹은 지금 보고 있으신 건 어떤?

하용호 대표 : 일단 데이터 분야를 많이 보고요. 

이 당장 메일함에서 보이네요. 

 

 

최: 그걸 다 보시나요?

하용호 대표 : 다 읽어내지는 못하고. 스키밍은 하죠.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그중에 시간을 들여서 읽어야 되는 것들을 찾아서 더 파고… 

 

 

최 : 예전에 트레바리를 통해 추천해 주신 책(데이터 읽기의 기술, 로지컬 씽킹)도 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용호 대표 : 저는 문제를 만났었을 때 이 문제가 지구 상에 내가 처음으로 푸는 문제일 것 같은지. 아니면 사실은 나 말고도 많은 사람이 풀었을 것 같은 문제인지로 구분합니다. 

그중 꽤 많은 문제들은 이미 많은 분들이 고민했던 문제더라고요. 그렇다면 당연히 문제를 풀기 위해 누군가가 축적해놓은 방법론이나 지식(?)이 있겠죠? 

그래서 앞선 이들이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지,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컨설팅 회사들, 예컨대 맥킨지, 베인, BCG 이런 회사들은 어떤 프레임으로 문제를 푸는지에 대한 공부를 꽤 오랫동안 했어요. 

그리고 TRIZ, ARIZ같이 공학적 문제를 풀기 위한 체계적 접근 방법들 같은 것들도 관심 있게 봤고요. 그런 것을 학습하면서 이러한 방법론을 데이터적인 측면에서 적용시켜보면 어떨까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직도 계속 학습하면서 가다듬어 나가고 있습니다. 

 

 

최 : 문제 해결 능력과 데이터 리터러시를 키우기에 도움이 될만한 읽을거리는 어떤 게 있을까요? 

하용호 대표 : 데이터 리터러시 관련해서는 전에도 추천드린 ‘데이터 읽기의 기술(차현나)’, 그리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마케팅 전략(외머 아튼, 도미니크 레빈)’이 초보자들도 읽기 편하게 말랑말랑하게 잘 쓰여 있어요. 그리고 최신의 좋은 글은 대부분 medium.com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전 구독료를 내면서 보고 있어요. (https://towardsdatascience.com/ 나 https://medium.com/analytics-vidhya 를 추천드려요.)

문제 해결 능력, 생각하는 법을 기르기에는 

  • 바바라 민토 - 논리의 기술,  
  • 데루야 하나코 - 로지컬 씽킹, 로지컬 라이팅, 
  • 곤도 데쓰로 - 한 장으로 끝내는 비즈니스 모델 100, 
  • 야마구치 슈 -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신정호 - 트리즈씽킹, 브라이언 크리스천 -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을 추천해 드립니다.

 

 

최 : 어떤 식으로 일하시는 지도 궁금합니다. 

하용호 대표 : 여러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C레벨 수준에서 회의에 자주 참가하며 큰 결정을 돕는 방식으로 하기도 하고, 또 반대쪽 끝으로 완전히 실무진들과 데굴데굴 구르며 일을 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실무진들과 데굴데굴 세션을 좋아하는데요. 특정 시간이 되면 회의실 하나에 그 회사의 기획자, 마케터, 데이터 분석가분 이런 분들이 모두  모여 저에게 일종의 ‘다구리’를 하는 거죠. 저 이거 해서 이거 안 되는데. 이거 어떻게 해야 되나요. 

그러면 제가 대답해 드리고. 또 다른 분이 이거는 이런 문제인데 어떻게 되나 그러면 또 대답해 드리고. 이런 식으로 그분들이 돌아가며 질문을 주시고, 저는 답을 하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세션을 주에 한 번씩 가지고 있는데요. 현업들은 오랫동안 고민하며 막혀있었을 일을 바로 해답을 얻어서 좋고, 저도 여러 회사의 케이스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수련을 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아합니다. 

 

 

최 : 문제 푸시는 것을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하용호 대표 : 네. 문제를 푸는 게 좋고, 더 많은 다양한 풀 만한 가치가 있는 문제를 만나는 일이 저에겐 굉장히 잘 맞는 것 같아요

 

 

최 : 근데 문제가 잘 풀려야 재밌잖아요? 이제 대부분 회사의 문제는 대표님의 범위 안에 있지 않나요?

하용호 대표 : 저는 제가 커버가 안 되는 문제를 만날 때가 더 좋아요. 바로 못 푸는 문제를 만났을 때 제가 성장을 하니까요. 

제가 이미 풀어봤던,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를 만나면, 더 빨리 풀 수 있는 측면에서는 좋지만, 성장 측면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거든요. 제가 다양한 문제를 만나려고 하는 근본적인 목적은 내가 못 풀던 못 봤던 문제를 발견하는 데 있고, 실제로 못 푸는 문제들도 상당히 많이 나타납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즐겁게 차고앉아서 푸는 거죠.

 

 

최 : 요즘 기업들이 데이터를 통해 개선(또는 문제 해결)할 수 있는 또는 개선해야 하는 분야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하용호 대표 : 기업들이 여러 고민을 하게 되는 근본 원인은 언제나 심플해요. 리소스가 모자라기 때문이죠. 사람, 돈, 시간이 모자랍니다. 스타트업부터, 거대한 회사까지 모두 매 한 가지입니다. 1000명짜리 회사라 하더라도 결국 10명짜리 팀이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모든 조직은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이렇게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선택과 집중. 사실 집중은 좀 쉽습니다. 열심히 하면 되니까요. 어려운 것은 선택이에요. 우리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하는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마케팅을 해서 물을 부었을 때, 독이 밑 빠져 있다면? 물을 붓기보다는 독의 바닥을 고치는 작업이 더욱 중요하죠. 다만 우리 독에 뚫려있는 수많은 물 새는 구멍들을 모두 막는 것은 어려울 겁니다. 우리는 리소스가 모자라니 먼저 막을 구멍을 선택해야겠죠. 

그게 선택이 어려운 지점이고, 거기에서 데이터가 활동하는 부분입니다. 현업을 만나보면, 우리가 가진 문제들의 존재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계세요. 다만 이 문제의 크기와, 이것이 최종 골을 달성하는데 얼마나 치명적인가가 측정이 어려운 것이죠. 이 과정을 데이터로 해결하고,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데 시간을 가장 많이 씁니다.

 

 

최 : 원래 전공은 어떤?

하용호 대표 : 전공을 여러 가지를 했었는데요. 학부 때는 전자공학을 했고, 다 마치지는 못했지만 부전공으로 유전공학도 했었고, 석사는 컴공을 하다가, 당시 이공계 기피현상 이런 것도 있고 해서 삐뚤어진 마음에 돈을 벌겠다고 금융공학을 전공했어요. 근데 막상 해보니 나는 역시 수학과 컴퓨터가 좋아 이래서 금융공학 안에서도 수학, 통계, 컴퓨터만 열심히 하다가 병특(전문 연구요원)으로 티맥스소프트에 입사하면서 IT의 길에 들어서게 된 거죠. 

 

 

최 : 코딩은 곧잘 하셨나 봐요

하용호 대표 : 제가 코딩을 6살 때부터 했어요. 당시 아버지가 MSX시리즈라고 IQ1000이라는 컴퓨터를 사주셨는데, 그걸 가지고 놀기 시작했죠. 초등학교 때는 나랑 친구가 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싶어서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로봇은 껍데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공지능이 중요하구나 라는 걸 알게 돼서 AI 쪽에도 관심이 많았고요. 

또 그러다 보니 좋은 인공지능을 만들려면 많은 데이터를 잘 처리하는 게 필요하겠다 싶었는데, 제가 취직을 하던 시기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는 검색엔진이 거의 유일했었어요. 검색엔진 하면 인공지능도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겠군 싶었고, 마침 티맥스에서 검색 엔진을 만든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최 : 보통은 속아서(?) 들어가죠

하용호 대표 : 신입사원들을 대거 ERP 쪽으로 보낸다는 거예요. 난 검색엔진 하러 들어왔는데. 이러다간 큰일 ERP 하게 되겠다 싶어서, 일을 저질렀습니다. 

 

 

최 : 뭘 한 거죠?

하용호 대표 : 입사하면 회사 대표가 신입사원과의 인사 시간, 뭐 이런 걸 하잖아요? 그때 마이크 돌아가면서 “안녕하십니까. 누구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보통 이런 인사를 한 5초 정도 하고 다음 사람에게 넘기죠. 저는 제 차례에 “저는 검색엔진 하러 들어왔습니다.”로 시작해서 제가 검색엔진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5분 넘게 장광설을 펼쳤어요. 입사 동기들을 다들 벙쪄서 저를 쳐다보고.. 신입사원이 겁이 없었죠. 엄청 내성적인 저였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최 : 그래서 해피엔딩?

하용호 대표 : 그 미친(?) 짓 덕에 다행히 검색엔진을 원 없이 할 수 있었죠.

 

 

최 :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장인이지만, 피칭의 달인으로도 유명하신데요. 서비스 팔러 갔다가 회사 팔고 전설의 프리젠터, 보통 공대생 하면 너드 같고, 발표 잘 못하고 이런 이미지인데, 

하용호 대표 : 저 같은 경우는 가족의 영향도 없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저희 집안이 저 빼고 다 선생님이에요. 아버지, 어머니, 동생, 뭔가를 가르치는 집이었었던 것도 있고 그리고 제가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이 문제 어떻게 풀어, 이런 거 물어보면 그걸 풀어 설명해 주는 것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전설의 발표자료

 

뭔가를 쉽게 풀어 설명하는 것을 되게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어려운 발표를 보면 화가 많이 나더라고요. 

 

 

최 : 겨우 시간 내서 왔는데, 뭔 소린지 모르겠다!!!

하용호 대표 : 그렇죠. 자기만 아는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 있으면 발표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던 거죠. 발표라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시켜줄 때 가장 의미가 있다고 봐요. 그런데 다른 사람의 시간을 낭비시킨다면 너무 큰 결례인 거죠. 

그런데 발표라는 건 제게도 너무 도움이 되는 과정이었어요. 무언가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진짜로 깊은 수준까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과정을 통해서 지식이 진짜 나의 것이 되는 것을 늘 느끼거든요. 그리고 진짜 내 것이 된 것들은 내 삶 전체에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최 : 마지막 질문인데요. 이제는 많은 분들이 데이터가 중요한 건 아시는 것 같아요. 근데 어떻게 해야 할지, 뭐부터 해야 할지가 막막한데, 그런 분들께 가이드를 부탁드립니다

하용호 대표 : 제일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존재하게 하는 거죠.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아직 많은 회사들이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서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아마 어떻게 무엇부터 모아야 하는지를 몰라서가 주된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데이터를 모아야 하는 회사들에게 팁을 드리자면, 모든 데이터를 모으고, 문제를 푼다 라는 방법보다, 문제를 먼저 설정하고 그와 관련된 데이터를 선별해 모으기를 추천드립니다. 

일단 이것 저것 다 모으고 문제를 설정하는 방법은, 사실 어디서 멈춰야 할지 끝이 없거든요. 지금 우리가 가장 아픈 부분은 어디인가?’라는 문제에서 시작해서, 그와 관련된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한다면, 좀 더 빠르게 데이터를 통한 결과물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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