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이제는 심리를 파악해 ‘상승 모멘텀’을 잡는 자가 승리한다: 부룡 신현강 대표 인터뷰 :: 그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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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이제는 심리를 파악해 ‘상승 모멘텀’을 잡는 자가 승리한다: 부룡 신현강 대표 인터뷰

부동산 시장, 이제는 심리를 파악해 ‘상승 모멘텀’을 잡는 자가 승리한다: 부룡 신현강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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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법인명은 어떻게 정하셨나요?

부룡: ‘부와 지식의 배움터’예요. 제가 있는 카페 이름과 똑같아요. 교육적인 목적을 좀 더 생각해서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어요. 줄여서 ‘부지런’이라고도 합니다.

정확히 ‘부(富), 지(知), 런(learn)’을 붙여 놓은 단어다. /출처: ‘부룡’의 부동산 지식 공작소

 

최: 부와 지식을 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부룡: 기본에 충실하면 되죠. 그 기본은 조급하지 않는 거고요.

… 신선이신가?

 

최: 뭔가 선문답 느낌이…-.- 왜 사람들은 조급해할까요?

부룡: 시기와 질투죠. 전 지난 장도 봤고 이번 장도 봤는데, 장 초기에는 다들 관심이 없어요. 그런데 중기부터 소문을 듣고 모이기 시작하죠. 그때부터 비교를 시작해요. 누구네 집 엄마는 얼마를 벌었다더라. 듣고 나면 시샘과 질투에 휩싸이기 시작해요. 마음이 급해지고, 이 장에 뒤처지지 말아야겠다는 심리가 강해져요. 지금 딱 그 시기예요. 그래서 사람이 급한 거죠.

최: 주식으로 따지면 모두가 가즈아 하는 시장이 된 건가요?

부룡: 맞아요. 그런데 주식에서도 재미있는 얘기가 있잖아요. 애 업은 엄마가 객장에 나타나면 끝장이라고. 똑같지는 않겠지만 유사한 것 같아요.

최: 지금이 그때인가요?

부룡: 아뇨, 아직 그 장은 안 왔어요.

최: 근데 부동산이야 워낙 덩치가 커서… 주식이야 100만 원, 200만 원 쓸 수 있지만 서울은 5억 넘게 있어야 하는데 그게 될까요?

부룡: 다들 지금 기준으로 말씀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지금 많이 번 분들도 몇 년 전에는 적은 돈으로 시작하셨어요. 전세 끼고 투자 시작한 분부터 분양권 전매하셨던 분들까지 다양했어요. 당시에는 4,000–5,000으로 시작한 게 지금은 몇억이 된 거죠. 그런데 나는 뒤늦게 들어왔으니 4,000–5,000밖에 없는 거죠. 요새 수도권과 지방 장이 움직이는 것도 마찬가지 의미 같아요. 좀 더 저렴한 동네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죠.

최: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할 수 있는 곳을 찾는군요.

부룡: 맞아요. 게다가 사회 구조 자체가 돈 있으셨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면서 상속자산이 흘러내려 오기도 하고요. 맞벌이 부부들은 연봉도 세거든요. 이 사람들은 대출만 받아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에요. 물론 서울도 주춤한 장이 잠깐 오긴 할 거예요. 하지만 지방에 벌고 올라오신 분들이 합류하시면 서울이 어떻게 될지 모르죠. 돈 놓고 돈 먹기 장이 펼쳐질 때가 끝물장이에요. 그 장을 향해 달려가는 상황인 것 같아요.

부룡 신현강 대표

 

외환위기를 버틴 직장인, 책상 앞에서 전국 땅값을 파악하는 눈을 갖추기까지

최: 어떤 계기로 직장인에서 투자자로 변신하신 거예요?

부룡: 원래부터 부동산에 관심 있던 건 아니에요. 옛날에는 집이 안 좋았어요. 그런데 저희 어머님의 먼 친척뻘 되시는 분이 강남 빌딩부자라는 거예요. 그때부터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최: 그때는 어떤 일 하고 계셨어요?

부룡: 1997년부터 금융기관에서 대출 관련 여신업무 했어요.

1997년이라 하면…?

 

최: 그러면 대출받는 상황은 몸으로 느껴지셨겠네요?

부룡: 2006년도에는 LTV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DTI 제도가 막 나왔어요. 대출을 규제한다는 첫 느낌이 왔죠. 그때도 사람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대단했어요. 사회주의냐, 왜 못 하게 하느냐… 지금은 더 세졌죠. 아예 2주택 이상이면 대출을 막아버렸으니까.

최: 직장인이 시세 파악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부룡: 첫 직장이 삼성생명이었어요. 보험사니까 보험쟁이가 되어야 하는데, 막상 보험 하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직종이 은행여신 융자 업무 하는 융자부였어요. 마침 IMF 터지면서 연체 관리할 사람 필요하다고 해서 제일 먼저 끌려갔죠.

그때 되게 좋았던 게 ‘부동산뱅크’라고 시세 나오는 잡지가 있었어요. 하루 종일 그것만 봐도 일하는 거였어요. 그때 제가 근무지가 부천인데, 동네 시세를 다 외워 버렸어요. 그러면서 나름 의문을 갖기 시작했죠. 이게 올랐네? 왜 움직였지? 왜 안 올랐지?

최: 하지만 임장 못 다니는 게 타격이 있지는 않았나요?

부룡: 그렇죠. 다른 분들은 돌아다니는데 나는 회사에 붙잡혀 있었죠. 처음에는 속상했는데, 그게 지금의 거시적인 시각을 만들어준 거 같아요. 어쩔 수 없이 회사 일에 치여 살다가 고개 들면 올라 있으니까 뒷북만 치는데, 뒷북치면서 왜 그랬을까 엄청나게 복기했던 거죠. 그렇게 했던 첫 투자가 97년이었으니까 이제 23년 차네요.

최: 그때부터 카페 활동 시작하셨군요.

부룡: 맞아요. 2008년부터 옛날에는 이랬어 저랬어 하면서 글 썼죠. 그게 사람들에게 먹혔던 것 같아요. 전 직장 자체는 그만둔 지 얼마 안 됐어요.

최: 어느 정도까지 온 것 같나요? 어깨?

부룡: 아뇨, 그 정도는 아니에요. 2006년 하반기 장이 더 미쳤던 것 같아요.

2006년 장이 어땠냐 하면(…) / 출처: 연합뉴스

 

최: 지금은 어느 단계라고 보세요?

부룡: 허리 위까지는 온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어깨로 보시기도 하고, 아예 선 넘으면 무너진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죠. 개인적으로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보이긴 해요.

 

부동산 심리: 부산 아파트가 갑자기 뛰어오른 이유

최: 뭐, 최근 몇 년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버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부룡: 그렇죠, 매도 첫 번째 맞을 때는 공포감이 대단하지만 맞다 보면 무뎌지잖아요. 비슷한 것 같아요.

최: 투자자들 맷집이 좋아졌다.

부룡: 맷집도 좋아졌고, 실제로 올라가는 것도 봤죠. 8·2대책 나올 때는 다들 걱정했어요. 올라갈 때도 반신반의했죠. 9·13 대책 나올 때는 너무 세서 주저앉았어요. 그런데 6개월도 안 되어서 급등했잖아요? 이제 두 번 속지 세 번 속지는 않는다는 심리가 강한 거예요.

최: 엄밀히 이야기해서, 정책 발표 후에는 순간적으로 낙폭이 생겨서 그때 들어가야 한다는 로직이 보일 것 같아요.

부룡: 그렇죠. 사람들은 조정 오면 시간 지나서 A급 지역이 반등한다는 걸 몸으로 체득했어요. 실제로 강남, 송파, 잠실 그래프 보면 극명하게 나타나요.

8·2대책, 9·13 대책 후 일시적인 낙폭이 생기고, 그 이후에는 급등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 출처: 비즈니스워치

 

최: A급 지역은 강남 3구인가요?

부룡: 남들은 그렇게 얘기하는데 저는 좀 다르게 봐요. A급 지역은 그 지역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겠죠. 가장 대표적인 중심지는 강남이에요. 강남을 기준으로 삼으면 마포가 부심지가 되겠죠? 하지만 마포를 기준점으로 잡으면 서대문, 은평이 부심지가 될 거예요. 하지만 강남 올랐다고 금천구, 은평구 안 올랐나요? 그건 아니거든요. 또 서울을 A급으로 넣으면 수도권은 B급이 되어버리고요.

최: 상대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부룡: 예, 지금은 상대적인 저평가를 찾아야 하는 시기예요. 부동산 시장은 강남 4구를 기준으로 모멘텀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으로 바뀌어요. 부산 보면 아시잖아요. 우리나라 2대 도시라 ‘가오’가 있어요. 그런데 조정 지역으로 묶여서 자기보다 못나 보이는 지방 아파트가 10억 할 때 해운대가 7–8억 하는 걸 못 견디는 거예요. 그러다 규제가 풀렸어요. 모멘텀을 던져준 거예요. 그러니까 2주 동안 1–2억이 올랐다고 하잖아요.

거침없는 상승세! / 출처: KBS1

최: 그 사람들은 신났겠네요.

부룡: 글쎄요… 아파트를 가진 분들이 아니라 그 시점 전후 계약 해지를 당해서 배액 배상을 당한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더 오를 곳을 해지당한 기분이 되었겠죠. 그래서 2배의 배액 배상금을 받아도 속상해하는 상황이라고 압니다.

최: 음… 속상할 수 있겠군요.

부룡: 그렇죠.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저 같은 사람들은 거길 왜 들어가냐고 하거든요. 그 동네 이민자가 갑자기 수천 명씩 들어온 것도 아니고, 입지가 바뀐 것도 아니고.

최: 그렇군요…

부룡: 부동산 심리는 너무 간단해서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요.

ㅠㅠ

 

최: 그러면 지금 구입한 실수요자들은 리스크를 안고 뛰어드는 건가요?

부룡: 그렇죠. 원래 마지막에는 실수요자들이 폭탄을 안고 장렬히 전사해요. 모든 투자시장과 자산시장이 그렇잖아요. 부동산과 주식이 다르다고들 하는데, 저는 똑같은 것 같아요. 금액, 속도, 기간이 압축된 게 주식시장일 뿐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몰라요. 안타깝죠.

최: 한편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좋아할 사람들도 있지만 안 그런 분들이 훨씬 많지 않나요?

부룡: 훨씬 많죠. 그래서 규제를 할 수 있는 거예요. 대다수의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거든요. 그런데 자꾸 정책이 실패하니까 그분들도 급해진 것 같아요. 떨어질 거라고 믿었는데 아니니까, 이걸 믿고 버텨야 하는 건지 더 오르기 전에 빨리 잡아야 하는 건지 헷갈리니까. 자기 이득을 먼저 챙기는 게 사람의 본능이잖아요. 여러 가지가 맞물리는 상황이 된 거예요.

최: 부산은 위험한 장이 되어버렸군요.

부룡: 그런데 어차피 돈 적게 들어가는 신축, 분양권만 움직여요. 기축들은 살짝 올라가도 위험할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투자 수요의 유입과 유출 때문에 리스크가 있다는 정도지.

 

서울 부동산: 새롭게 유입된 30대가 시장을 뒤흔든다

최: 서울도 신축 분양이나 재건축 쪽만 많이 올라가지 않나요?

부룡: 그렇죠. 그런데 조심해야 할 부분은 있어요. 시장에 30대가 들어오잖아요? 아마 이다음에는 전세가가 상승할 거예요.

최: 어째서죠?

부룡: 분양가상한제를 했잖아요. 그러면 결혼하려는 분들, 결혼해서 사는 분들은 안 사고 버텨요. 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전세 사는 사람들이거든요. 전세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전세로 들어가야 해요. 그런데 서울의 공급 물량은 정해져 있거나 줄어들어요. 결국 전세가가 올라가거든요. 그러면 30대 초반의 신혼부부는 실망해요. 정부 말을 믿었는데, 분양가상한제라서 1–2억 싸게 해준다는 걸 믿었는데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거죠.

최: 청약 있지 않나요?

부룡: 이분들 가점 다 해봤자 50 몇 점이 최고점이에요. 그런데 서울에서 당첨 가능한 가점은 60점대부터 시작이에요. 당첨 가능성은 없고, 전세가는 밀려 올라오고, 살 집은 있어야 하고…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영혼까지 끌어올려서 집 사게 되죠. 그런데 이미 오른 집 살 수 있느냐, 못 사거든요. 그때부터 기축이 올라요. 이 메커니즘은 정확히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나타났던 현상이에요. 똑같은 게 반복되니 답답하죠.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것 같은데.

무주택 30대는 전세 가격은 까마득히 오르는 반면 청약 도전할 가점은 되지 않는 진퇴양난에 놓이고 만다.

 

최: 정확히 2007년까지는 어땠나요?

부룡: 2006년까지는 강남 상승세였고, 그다음에는 전셋값 상승을 기준으로 싸지만 인프라 좋은 노원, 도봉, 강북이 급등했어요. 그런 장이 또 만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 되어가는 거죠. 다른 게 있다면 옛날에는 강남만 오르고 강북, 수도권이 같이 움직이는 수준이었어요. 지금은 서울 전체가 올라가고 서울 주위 부분이 같이 움직이죠. 사람들 심리는 똑같은데, 서울의 공급부족이 맞물리면서 그런 상황으로 갈 수 있는 소지가 생기는 거예요.

최: 가장 비싼 데 들어가지 못하면 밀려나는 건데, 그게 예전의 강남이었다면 지금은 서울이다.

부룡: 되게 웃긴 게, 제가 강의할 때 항상 이 질문을 던져요. “서울 분양가가 9억이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2–3년 전에는 다들 미쳤다고, 너무 비싸다고 했죠. 그런데 지금은 9억이 싸대요. 9억이 뭐가 달라졌나요. 사람들의 마음이 달라진 거죠.

최: 그러면 단기적으로는 돈 있을 때 강남에 집 사라는 게 답이겠네요.

부룡: 아뇨, 저는 꼭 강남 집 사라고는 얘기하지 않아요. 강남은 학생으로 치면 요주의 대상이에요. 사고 치지 못하도록 담임 선생님이 계속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에요. 그래서 모든 규제가 강남으로 집중돼요. 최근에는 모멘텀 시장이 되었다고 했잖아요. 더욱더 얘를 때려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그래서 얘는 계속 때릴 거예요. 그러면 올라가는 폭이, 모멘텀이 떨어지겠죠.

최: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룡: 수도권까지는 부동산을 사는 게 맞아요. 하지만 너무 오른 데보다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는 곳을 찾아서 사야 할 때가 온 거죠.

최: 당연히 올라야 하는데 안 오르는 걸 골라야 한다는 거군요.

부룡: 그렇죠. 사람들이 신축만 찾잖아요. 기축은 쳐다도 안 봐요. 그런데 재밌는 게, 그 기축도 처음에는 다 신축 빨 받았어요. 5년 지나면 빠지거든요. 그러면 입지 좋은 데의 구축이 살아나요. 다시 입지의 본질로 돌아가는 거죠. 아까 말씀드렸던 강남, 서초 이후 노원, 도봉, 강북이 올랐던 것도 그런 현상이에요. 수도권을 기준으로 봐도 그래요. 수도권 장 초창기에 가장 홀대받던 지역이 인천과 의정부였어요. 그런데 장 후반부에는 우등생이 인천과 의정부가 됐어요.

최: 막판 스퍼트를 올렸군요.

부룡: 예. 그래서 우스갯소리 할 때 그래요. 인천과 의정부가 오르면 끝난 장이라고.

최: 오를 데 다 오르면, 내려오기 시작하나요?

부룡: 뭐, 집도 많이 지어 놨을 거고 미분양도 나기 시작하고, 살 사람도 다 샀을 테니 침체기로 접어들겠죠. 게다가 지난번 장은 마침 금융위기가 강하게 터져서 사람들이 무서워하죠. 그런데 제 생각은 그래요. 그런 장은 냉정하게 2번밖에 안 왔다.

최: 생각보다 적다는 건가요?

부룡: 그렇죠. 자꾸 침체할 거라고 이야기하는데, IMF 금융위기 때는 심하게 떨어졌지만 곧 올랐어요.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생각보다 안 떨어졌어요. 학습효과가 있어서 또 올랐거든. 심지어 강남은 2009년에도 올랐어요.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해서.

최: 시장이 학습 후 웬만한 충격에는 버티고 다시 올라간다는 것이군요.

부룡: 그렇죠.

 

부동산 심리 2: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를 상승하게 만든 ‘모멘텀’ 파악하기

최: 정말 길게 봐야겠네요. 평소에는 공부하다가 시그널이나 본인 상태가 준비되면 확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은 로또 분양이나 하니…

부룡: 그렇죠. 저도 모니터링하는데, 많은 분이 수원에서 엄청 돌고들 계시거든요.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고 생각해서요. 그런데 이걸 세밀하게 보면 웃겨요. 제 기준으로 수원에서 제일 대장은 광교예요. 옛날 대장은 영통이었고요. 그런데 영통은 구축이 되어버린 거예요. 그러면서 어느 날 갑자기 화서역 푸르지오가 대장주로 떠올랐죠.

갑자기?
입지는 대충 이러하다.

 

최: 화서역은 굉장히 생뚱맞은데요? 수원 중심은 삼성전자 근방이라고 생각했는데.

부룡: 침체기 때나 침체기에서 살아나는 상황에서는 당연히 광교가 올랐겠죠. 영통은 너무 오래됐어요. 가오가 있는데 그렇게 오래된 데는 못 들어가는 거예요.

최: 그런데 왜 화서역 푸르지오가…

부룡: 처음 분양가를 엄청 높게 잡았어요. 그러면서 가격 상승을 이끈 두 가지 포인트가 있어요. 수원–동탄까지 흘러가는 지하철 기본계획고시랑, 화서역 푸르지오 분양 직전 평촌의 어바인퍼스트가 84㎡ 기준층 기준 6억 초반에 분양한 거예요. 그러고 화서 푸르지오를 분양하니까 비교해서 너무 저평가된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또 역세권 앞이고, 대단지고, 푸르지오고.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 거죠. 그걸 보고 영통 힐스테이트가 뒤집어졌어요. 왜냐하면 자기들이 화서역 푸르지오보다야 훨씬 나으니까. 그래서 7억대로 뛰어 버렸어요. 부동산이 볼수록 웃겨요.

최: 정말 누군가 끌고 올라가는군요.

부룡: 맞아요, 그걸 모멘텀이라고 표현한 거예요. 후반부에는 모멘텀이 큰 영향을 미쳐요. 아까 말씀드린 부산도 마침 열받은 장에서 ‘조정 지역 해제’라고 하는 요소가 당위성을 만들어준 거죠. 상승기에는 이게 크게 작용하거든요.

최: 현재 서울을 끌고 가는 가장 지배적인 모멘텀은 어떤 걸까요?

부룡: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거라는 사람들의 생각이죠.

2019년만 해도 더 오른다 vs. 오르지 못한다 두 의견이 팽팽했지만, 2020년에는 명백히 한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 출처: INVEST

 

최: 굉장히 큰 모멘텀인데요…

부룡: 그렇죠. 그러니까 정부가 무슨 행동을 해도 안 돼요. 사람들 머릿속의 기준점은 명확해요. 아무리 규제해도 소용없다, 규제하면 공급이 줄어든다, 서울 공급이 줄어들면 수도권도 오를 것이다. 이런 생각을 깨뜨리려면 계속 채찍만 휘두를 게 아니라 햇볕정책도 해야 해요. 서울에 공급을 넣고, 재개발했을 때 올라가는 건 환수하는 방법을 쓰면 돼요. 그러면 서울에 집 없어서 수도권으로 밀려가던 사람의 움직임이 둔해질 수도 있겠죠.

최: 당장은 강력한 모멘텀 때문에 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부룡: 네, 지금 상황에서는 서울도 상승할 거다. 하지만 웬만큼 올라가고 규제를 받으니 조금 주춤할 거고, 그 사이 나머지 수도권 지역이 갭을 메울 거다. 그러면 서울이 상대적으로 싸져 버리잖아요? 이렇게 물고 물리면서 기하급수적인 초장기 상승이 올 수도 있다…

최: 우리나라 자산가치가 어마어마해지겠는데요… 그런데 이거 가치만 올라가는 것 같은데.

부룡: 그런 문제가 있죠. 우리나라 경제에 되게 안 좋을 거예요. 하지만 아직 그걸 걱정할 단계는 아닌 것 같아요. 당장 1–2년도 파악하기 힘든데.

 

‘잘 되는’ 동네부터 찾기 전에, 니 동네부터 알라

최: 부동산이 아니라 일반적인 재화라면 점점 떨어지는 게 정상이잖아요. 왜 부동산은 올라가는 걸까요?

부룡: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 가장 기본적인 인플레이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땅의 가치가 올라갔어요. 그 자리에 똑같은 아파트를 지어도, 예전에는 평당 100에 지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평당 몇천으로 지어야 해요. 그뿐 아니라 거주 가치 등 플러스알파 요인이 많죠. 그래서 저는 원자재 가격이 인플레이션 되는 이상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는 맞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10년 지나고 20년 지날 때도 계속된다면, 그때는 아예 화폐개혁을 하겠죠.

최: 흠…

부룡: 매년 분양가 상한제 기본형 건축비를 2월 말에 정기 공시해요. 보면 인플레이션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려요. 원자재 가격도 그 정도 오른다는 거죠. 그러면 분양가가 안 오르려야 안 오를 수가 없거든요. 단지 지금은 건설사가 이득을 많이 보는 부분이 있을 뿐이죠.

최: 그러면 부동산 가격의 흐름은 어떻게 익혀야 하나요?

부룡: 부동산은 서로 간섭효과가 일어나서 스폿으로 파악하면 안 보여요. 저도 처음에 제일 애먹었던 거예요. 부동산은 플로우로 파악해야 해요.

고점 가격, 저점 가격만 외우는 게 아니라 어떻게 그런 장이 형성됐는지 전체적으로 흐름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 출처: 한경부동산

 

최: 플로우라… 그걸 익히기 위해서는 매일 각 지역의 시세를 확인한다거나 해야 하나요?

부룡: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일단 기본에 충실해야 해요. 부동산을 모르는 사람들은 공부해서 배워야겠죠. 그다음에는 내 동네를 파악해야 해요. 자꾸 자기 동네도 모르고 다른 동네부터 파악하려고 하거든요.

최: 동네 파악이요?

부룡: 저는 중학교 때부터 신정동, 목동 근처의 구옥에서 살았어요. 논밭밖에 없던 동네에 목동 아파트가 세워졌는데, 84년도에 마침 홍수가 났어요. 물 넘친 동네라고 목동 아파트가 분양이 안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뒤바뀌었죠. 마찬가지로 금천구청 옆에 롯데캐슬도 초반에는 평가절하 받았던 물건이에요. 지금은 다들 한탄하시죠. 거두절미하고 돈 벌어야겠다고만 생각하니까 자기 주변이 안 보이는 거예요.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롯데캐슬골드파크 1차. 현재 실거래 기준 8억 원을 호가한다. / 출처: 호갱노노
상승 그래프. 1년 만에 3억 가까이 올랐다.

 

최: 그러면 한 20–30년 정도 생각하고 들어가야 하나요?

부룡: 그건 너무 길게 보는 거예요. 그 시점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몰라요. 저는 한 1–2년 정도만 봐도 투자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고 봐요.

최: 1–2년이라… 그러면 어느 정도에서 자르는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부룡: 내가 들어가면서 기대했던 수익 전후가 되면 과감하게 매도하세요. 그러다 떨어지면 팔자 좋은 거고, 더 오르게 되면 배 아프지만 남들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그 과정을 복기하며 공부하세요. 그 시점에서 전문가 의견을 듣고 공부하고요. 정확한 건 어차피 아무도 몰라요. 저도 실수하는데요.

최: 그게 쉽게 되나요…

부룡: 사람들은 다 똑같이 생각해요. 내가 살 때까지 안 올랐다가 내가 산 다음 날부터 오르기 시작해서, 내가 판 다음에 떨어지길 원해요.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그러려면 남들이 모를 때 미래가치를 보고 들어가서 올라가는 걸 보고 팔아야 하는데, 막상 그때 되면 못 팔거든요. 더 오를까 봐. 그러니 자를 줄 아는 게 중요한 거예요.

최: 지금 장은 어떤가요?

부룡: 상승 후반부라고 생각해요. 한 번은 급등할 거라고 생각해요.

최: 하지만 누구는 100%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고, 누구는 20%만 기대할 수도 있어요. 충분한 수익을 거뒀다고 생각하는 평균적인 숫자가 있나요?

부룡: 서울은 이미 100% 이상 수익이 났어요. 상승 후반부에서는 절대 그 정도 수익을 기대하시면 안 돼요.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30% 정도만 상승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수도권은 5–60%가 가능할 거예요. 왜냐하면 너무 안 올랐기 때문에.

지난 몇 년간 보여줬던 서울 아파트의 무시무시한 상승 추이. / 출처: 조선비즈

 

침체기의 시그널, 살 때의 시그널

최: 아까 인천 오르면 상승 막판이라고 하셨잖아요. 그처럼 상승 후반부의 시그널이 더 있나요?

부룡: 상승 후반부 시그널이라기보다는, 침체 시그널이 더 판단하기 쉽죠. 왜냐하면 상승기에는 사람들 눈에 아무것도 안 보여요. 무슨 얘기를 해도 안 먹혀요. 하지만 사람들은 입지 좋은 A급, B급, C급대로 흘러가잖아요? C급에 엄청나게 몰리는 장이 오면 그때부터는 조심해야 해요. 원래 부동산은 입지가 중요한 가치투자인데 점점 요점에서 벗어나게 되는 거잖아요. 그 시점 즈음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 미분양 물량 증가예요. 사람들도 “여긴 좀 아니지 않나?”하고 안 들어가는 상황인 거잖아요.

최: 흠…

부룡: 경제적인 측면으로는, 금리 인상이 상당히 영향을 미치죠. 지금은 경제를 활성화하느라 금리를 떨어뜨린 상황이잖아요. 그걸 올린다는 이야기는 경제가 어느 정도 올라왔다는 뜻이죠. 그때는 엄청나게 대출받은 사람들이 못 견디고 던지기 시작해요. 그러면 점점 침체가 다가오는 거죠.

최: 예시가 있나요?

부룡: 2006년에도 그랬어요. 그때는 금리가 5% 중후반이었는데, 2008년도가 되니까 7% 후반이 되었어요.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저도 당시에는 좀 힘들었어요. 그러면 금리가 싸다고 잔뜩 하신 분들은 한계에 봉착하게 되겠죠. 실제로 2008년도 즈음에 인천의 오래된 5,000짜리 빌라가 1억 이상 올라간 걸 보면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는데 7–8개월 후에 금융위기가 터지더군요. 그때 많은 분이 무너졌죠.

최: 그렇게 가격이 추락하기 시작하면 매도, 매수가 거의 없잖아요? 누군가 끝물이라 생각하고 집어가기 전까지는 가진 사람들이 당할 수밖에 없잖아요.

부룡: 막상 그렇지도 않아요. 관성의 법칙이 있어서 떨어지는 기간이 굉장히 길거든요. 그래서 계단식으로 떨어져요. 떨어지다가 버티고, 떨어지다가 버티고. 그때가 되면 내가 파는 시점이 제일 고점이에요. 물론 현실에서 겪으면 잘 안 보여요. 저도 팔고 난 뒤에야 느꼈어요.

최: 그러면 사는 입장에서는…

부룡: 그것도 신호가 있어요. 떨어지면 건설 회사가 공급을 못 하잖아요? 그러면 물량이 계속 줄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살아야 하거든요. 신혼부부도 생기고, 가구도 생기고. 이때 나타나는 현상이 전셋값 상승이에요. 저도 제 책에 ‘전세 갭투자가 투자 메인이 된다’고 썼어요. 정부 입장에서는 전셋값이 오른다는 게 아주 부담스러워요. 진짜 심해지면 폭동이 날 수도 있거든요. 그러면 아, 빨리 집을 사게 해줘야겠다. 규제 다 풀어라. 규제 풀어놨다면 혜택을 줘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라든지, 분양권 전매를 허용한다든지. 그 상황이 되면 다시 사이클이 온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죠.

최: 그게 3–4년 전 아니었나요?

부룡: 2014년. 그해 9월 1일에 9·1 부동산대책 딱 나오면서, 이제 스타트 시작하겠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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